광고시장 위축으로 보합세… 업계재편 본격화 조짐 LED 강세 속 틈새 겨냥한 맞춤별 조명 봇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6년 옥외광고 시장은 조명업계도 예외일 수 없었다. 경기침체 장기화는 광고시장의 한파로 이어져 일반 사인시장은 특별한 호재를 찾기 어려웠고 성장요인으로 주목했던 월드컵 특수와 경관조명 시장도 기대를 밑돌아 전체 파이는 연초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LED를 중심으로 라이트패널, 콜드캐소드 등 기존 광원들의 기술개발이 꾸준히 진행됐고, 특히 기술적인 보완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LED는 건축외관을 비롯해 공공기관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도입은 물론 생활용 조명 틈새시장 공략을 가시화하는 등 조명시장의 키워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출처:팝사인]
글 / 최광열 기자 forzenith@popsign.co.kr 사진 / 변순재 기자 ph50mm@popsi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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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효과가 높은 친환경 광원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도 LED시장 활성화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기업들의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정부차원의 유도정책은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시장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강조되는 사안이다. |
기능 차별화로 틈새시장 진출 활발 2006년 조명시장은 네온과 라이트패널, LED 등 주요 광원들의 기술 진화와 영역 파괴가 두드러진 한해였다. 일반 채널사인에서 강세를 보였던 네온은 콜드캐소드로 진화해 고휘도, 저전력을 무기로 인테리어와 건축경관에 이어 터널, 관공서 등 형광등이 장악하던 공공수요 시장진입을 본격화하고 있고, 라이트패널은 CCFL과 EEFL을 앞세워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극장, 휴게소, 인테리어 등 실내용 백라이트로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LED 역시 경관조명을 기반으로 기업과 지자체의 랜드마크 용도와 이벤트 등 이동형 전광판 및 소형 사인보드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추세이다. 특히 성능과 가격문제를 개선한 LED와 마찬가지로 기존 조명들의 기술진화가 맞물려 조명 간의 비교우위가 사라지는 동시에 각기 수요에 맞는 차별화 기능 추가로 ‘크로스 오버’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삼성화재가 선보인 특수 알파네온 조형물의 경우 동영상 기능은 물론 한층 강화된 시각적인 효과로 네온 조명의 미래상을 제시했으며, 형광등보다 조도를 높인 콜드캐소드는 안정성을 더해 가격경쟁력만 확보된다면 틈새시장 공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아울러 LED도 램프형 구조에서 벗어나 생산성과 응용범위가 광범위한 SMD 타입이 주류로 부상해 소형, 경량화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빛샘전자 최수인 전무는 “대체적으로 LED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지만 기존의 광원들도 크기와 색상, 가격 등의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면서 아직 LED가 대체하지 못하는 시장에서 고유영역을 확보할 전망”이라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단시일 내에 특정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아닌 틈새수요를 노린 다기능 제품이 혼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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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조명제품은 단순한 부품이 아닌 시스템 제품으로 반도체기술과 조명기술의 결합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 메이저업체들의 사례처럼 반도체와 조명업체, 인테리어 등 업체 간 상생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장기간의 기술개발 투자로 신뢰성 확보를 통한 소비자 인식전환에 나서야 한다. |
LED, 채널시장 이어 생활용 조명까지 구체적인 수치가 산출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 따르면 채널사인 조명에서 네온은 전년 대비 30% 이상 비중이 축소된 반면 LED는 콜드캐소드와 함께 나머지 비중을 양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LED는 디지털 제품을 필두로 교통신호등, 의료용 조명 등 산업전반으로 사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아파트나 자동차와 같은 생활용 조명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는 형광등을 전면 대체하는 ‘일반조명’으로 대중화 가능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산자부는 LED조명을 오는 2015년까지 조명시장의 30%까지 보급하기 위한 ‘LED조명 15/30 보급프로젝트’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보급한 교통신호등은 2010년까지 100% LED로 대체하고, 유도등과 할로겐 대체 LED조명은 올해부터 시범 보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백열전구 대체용과 채널간판용 LED조명은 2010년부터 시범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형광등과 가로등 대체용 LED조명은 국내에서 기술이 개발되고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2011년부터 보급할 방침이다. 업체들의 기술대응도 활발해져 LED 전문 제조회사인 서울반도체는 지난 11월말 세계 최초로 컨버터 없이 일반 가정 및 산업용 220볼트 AC(교류)전원에 직접 꽂아 사용하는 반도체 조명 ‘아크리치’를 출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존 LED 제품은 DC(직류)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컨버터 없이는 사용이 불가능해 일반 건축물 등기구에 적용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제품개발로 LED의 사용범위를 일반조명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 현재 LG이노텍과 대진디엠피, 디바이스베이 등 메이저 및 전문업체가 관련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초기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또 InGaAlP계열의 적색 LED 개발도 가시화되고 있어 최근 에피플러스와 한국광기술원의 공동기술개발로 시제품을 출하하는 양산단계로 들어서 2006년 5억의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현재 세계시장의 90%를 대만 LED가 점유하고 있으며, 일부 1W 이상 고출력 적색 LED의 경우 루미레즈(Lumileds)와 오스람 옵토(OSRAM-OPTO)가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광기술원 반도체조명기술센터 송상빈 팀장은 “이제까지 국내시장은 적색 LED 벤더가 없었고 이제까지 수입에 의존하다 지난해 들어서야 개발시도가 진행됐다”면서 “현재 시제품의 수준은 대만 LED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관련 업체들과 한국광기술원과의 지속적인 공동 협력으로 올해 20억 이상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비용절감 효과가 높은 친환경 광원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도 빼놓을 수 없는 활성화 요인이다. 기업들의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유도정책은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시장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강조되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큐컴 강진구 대표는 “당장은 비경제적일지라도 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장기적인 로드맵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와 기술개발을 유도해야한다”며 “다만 시장기반을 닦아놓고도 중소업체가 시장에서 배제된다면 조명시장은 업종을 불문하고 메이저와 글로벌 기업만의 놀이터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시장 발굴은 선택 아닌 필연 지난해 일부 LED 프로젝트에서 드러났듯이 품질미달의 저가 제품은 기본적인 신뢰성마저 포기하는 과당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제품은 물론 해당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는 수요와 공급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먼저 수요의 경우 최저가 입찰제에 따른 부작용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내수침체로 수요가 갈수록 감소하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외면하고 가격만을 기준으로 한 업체선정은 비용을 산정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업체들로서는 저가제품 채택이 불가피하고, 이는 부실운영과 제품에 대한 인식 저하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 테크자인 이호준 대리는 “신뢰성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기 위해선 수요확보와 이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소비자에 대한 인식확산에 앞서 적정가격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는데 이를 갖추지 못하면 대만이나 중국의 시장잠식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또 공급자도 성능을 충족하면서도 저가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비용절감 및 서비스 개선에 나서야겠지만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제도적 장치가 현실적으로 전무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만이라도 맞출 수밖에 없는 처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제시되는 해외진출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부각돼 특히 시장인프라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중동이나 러시아 등 신흥 개발국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 선진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특허에 대응하기 위해 응용기술 개발을 통한 크로스 라이센스 비즈니스나 산·학·연 협력 시스템 구축에도 머리를 맞댈 것을 업계는 주문하고 있다. 국내 중소업체인 바론테크가 지난 12월 니치아사를 상대로 특허소송에서 승소한 사건은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가 취해야할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업계재편 가능성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대량생산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국내 시장의 특성상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국이나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으나 환율변동으로 인해 메리트가 떨어지는 추세. 게다가 조명용 램프를 생산하던 업체와 과거 반도체 회사들도 LED 등 본격적인 차세대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어 개발 전문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져 10개 내외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LED 조명제품은 단순부품이 아닌 시스템 제품으로 반도체기술과 조명기술의 결합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 메이저업체들의 사례처럼 반도체업체와 조명업체가 상생 협력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송상빈 팀장은 “반도체와 조명 등 다양한 기술이 상존하기 때문에 전체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LED 칩부터 조명제품, 인테리어 등 업체 간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반도체와 조명 두 가지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중대형 반도체회사(삼성전기,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와 중소형 조명회사(금호전기 등)의 행보가 주목되며 이들에 의한 업계재편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적으로 올해 조명시장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력이 시장을 선점하는 관건으로 부상하는 동시에 자금이나 마케팅력이 취약한 중소 업체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마련이 미뤄진다면 이들의 퇴출속도도 그만큼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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