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범 전자부품연구원(KETI) 기술사업화본부장
9988하면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무병장수하라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3일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이후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고용의 88%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말로 통한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왜 99%가 88%밖에 못하느냐는 것이다. 2007년 12월 중소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소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 기업 스스로 추진해야하는 것으로 기술개발(27.3%), 제품 차별화(23.8%), 판로 개척(20.3%), 시장차별화(10.0%)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기술개발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기업의 애로 사항으로는 인재확보(38.6%), 개발기술의 제품화(13.5%), 자금조달(12.0%), 정보부족(7.8%) 순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의 애로를 적극 반영하여 정부 R&D에 기업 현금매칭 부담 완화, 출연연의 중소기업 지원강화, 수출기업에 대해 해외 규격인증획득 지원 등의 많은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내놓고 있으며, 이러한 지원은 매우 시의 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도 대기업 못지않은 탄탄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정부의 지원책이 기업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이를 통하여 기업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기업 자체 기술혁신을 통한 자생력 확보에 애로가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올해부터 상당히 규모화가 되었지만 아직은 소액, 산발적, 단기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혁신 요구(needs)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례로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 기술혁신개발사업으로 지원된 자금이 업체당 평균 93백만원인 것에 반하여 미국의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는 1건당 평균 317백만원이었다. 또한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생산→마케팅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즉 기술개발 후 생산과 관련된 지원을 따로 신청을 해야 하고, 생산품이 나오면 다시 마케팅에 대한 지원을 별도로 요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획일적 사업운영과 과제수행으로 애로사항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도 공고 기간 내에 신청하지 못하면 적기에 애로사항을 지원받는데 한계가 있다.
성숙기에 진입한 전자정보통신산업의 경우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맞고 있는데 카메라폰 모듈(1.3M~3M)의 경우, 평균판매가격이 2005년에 2만5000원에서 2007년에 1만6000원으로, LED BLU(42인치)는 2005년 315달러에서 2007년 155달러로 급락 중에 있고, 이런 현상은 평판디스플레이 패널 등 첨단 품목까지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되어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국내 중소기업들은 채산성이 악화되어 현재의 캐시카우 품목을 계승할 신규 품목 발굴에 필요한데 재투자 여력이 미흡하게 되어 기업들이 겪는 여러 가지 애로를 적기에 지원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시급한 실정에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기업에 대한 지원이 기술개발, 시제품생산지원 등으로 분리된 칸막이식 지원에서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동시에 고려한 지원방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옛말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구슬 하나하나의 가치도 높지만 합쳐지면 몇 배 이상의 가치가 상승이 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기업이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필요한 시점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으로 개선하면 현재의 효과보다 몇 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고려한 지원방식으로는 산업계에서 필요한 공통원천기술을 산연 공동으로 기술개발하고, 기술개발 후 사업화를 위하여 필요한 품질향상, 마케팅지원 등을 일괄지원하는 체계가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 인력과 노하우, 연구 장비 등을 활용한다면 기술개발과 사업화가 연계된 일괄지원시스템을 통한 기업지원이 충분히 활성화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일괄지원시스템이 활성화되면 개발된 기술이 기업으로 사업화 이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사업성과에 따라 연구원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 체계도 강화되는 등 국가 신수종 산업 확보를 위한 국가 경쟁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순기능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은 `경제의 실핏줄 이다. 신체 내에서 산소와 영양을 실어 나르는 혈액의 주요통로인 실핏줄을 통하여 우리 몸의 각 기관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아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우리 몸 전체가 혈기왕성한 에너지가 발산되는 것처럼 중소기업이 활성화될 때 우리나라의 산업은 새로운 도약의 시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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