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본격화… 디지털 TV용 SoC 개발도 착수
이번 지식경제부의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선정은 업계 독자적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던 바이오, LED 응용, 시스템반도체, 그린카 등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 R&D 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오 산업에 대기업이 본격 참여하고, 국산화율이 떨어졌던 자동차용 반도체와 LED 장비의 국산화가 추진돼 산업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8일 발표된 선정 과제 중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준비해 온 바이오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제넥신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는데,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완료된 원본 바이오약품과 동일한 성능을 갖춘 복제품으로 신약에 비해 개발기간이 짧고 개발비용은 10분 1로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9종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대량공급 체제를 구축해 수조원 규모의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정부도 15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R&D 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지경부측도 "민간투자가 미흡한 바이오 시장에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참여해 본격적인 시장형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업계의 관심이 컸던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차량용반도체를 비롯해 디지털TV 메인칩 등 수입대체와 단기사용화에 초점을 맞춰 개발과제가 선정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현대오토넷, 씨앤에스가 추진하는 지능형자동차용 반도체는 주차보조를 위한 영상인식 솔루션과 차량용 멀티미디어 구동을 위한 프로세서로, 정부 지원 40억원을 받는다. 이들 업체들은 그린카 개발과제에도 공동으로 참여해 전기자동차 효율 증대를 위한 배터리센서 반도체 개발 과제로 50억원도 지원 받게 된다.
LG전자는 또 반도체 설계업체 넥실리온 등과 함께 디지털TV용 시스템온칩(SoC) 개발에도 나선다. 디지털방송 전환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는 디지털TV용 메인칩을 독자 개발하는 과제로 수입대체 효과가 크다. 컨소시엄 참여 관계자는 "이 칩은 외부로부터 전달된 디지털 방송신호를 처리하는 디모듈레이터(기존 제니스칩)와 이 신호의 압축을 푸는 디코딩 부문을 통합하는 칩을 국산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동부하이텍은 영상보안 분야에도 고화질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풀HD 영상신호를 해독하고 처리할 수 있는 영상신호처리장치(ISP)개발 과제를 맡았고, 삼성전기와 CCTV업체 바로비젼이 상용화에 참여한다.
반도체산업협회가 주도한 스타SoC는 스마트폰과 홈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을 둔 5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엠텍비젼은 펄서스와 함께 AV 통합 셋톱박스 원칩을 개발해 셀런과 LG전자에 공급한다. 실리콘웍스는 홈엔터테인먼트용 디스플레이 칩셋을 개발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게 된다. 스마트폰 관련해서는 실리콘마이터스가 삼성전자와 스마트폰용 전원 제어 관리칩을 개발하고, 카이로넷은 SK텔레콤과 함께 무선랜과 GPS 기능을 통합한 스마트폰용 무선통합칩의 국산화를 추진한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향후 LCD를 대체할 AM OLED 장비 개발에 집중됐다. 에스에프에이와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함께 5.5세대급 대면적 기판 증착장비를 개발하고, 테라세미콘은 로봇업체 로보스타와 함께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공정 장비 개발에 나선다.
저탄소녹색성장의 핵심인 LED에도 7개 과제에 250억원이 투입되고, 특히 LED제조 핵심설비인 MOCVD 장비 국산화를 추진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LED업체인 에피밸리와 MOCVD 장비 국산화에 나서 미국과 독일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장비 시장에 국산화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삼성LED와 자동차용 LED전조등 개발해 2011년부터 소나타 등 국산 대표 차종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 엔티에스는 각각 LED를 이용한 백라이트유닛 개발하고, 엘에프텍은 가로등용 LED 조명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총 100억원 지원되는 로봇의 경우 수술용 의료로봇 업체 큐렉소가 현대중공업 등과 인공관절수술로봇을 개발해 외산 대체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테크윈도 다사로봇 등과 국방용 경계감시와 화재탐지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지능형 감시로봇을 국산화한다.
이밖에 그린카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주축이 돼 연비 개선을 위한 지능형 차량 제어시스템을 개발하고, 르노삼성이 그린카용 배터리 시스템과 차량 시스템을 상용화한다. 또 포스코와 SK에너지가 청정삭탄에너지 관련 개발에 나서고 효성에바라는 신재생담수플랜트를 개발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스마트 프로젝트는 업체들의 후속 투자로 이어져 어느 때보다 산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상용화를 대전제로 대-대 협력과 대-중소 협력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근형ㆍ김영은기자 rilla@ㆍ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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