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효율ㆍ친환경성 장점"… 필립스, 싱가포르서 예술축제
글로벌 조명기업 필립스가 LED조명을 통한 도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전통 조명 대비 LED조명의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위주로 장점을 강조하는 국내 시장 분위기보다 한 발 나아가 LED조명의 가치와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는 필립스가 LED조명 시장에 한 차원 높은 화두를 제시, 전통조명시장에 이어 새로운 LED조명시장에서도 선두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필립스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Marina Bay)에서 자사의 LED조명을 이용한 조형작품과 건축물 장식으로 시민들에게 색다른 야경을 제공하는 `아이라이트 마리나 베이 페스티벌을 내달 7일까지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5일 시작한 아이라이트 마리나 베이 페스티벌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LED조명 예술 축제다. 전세계 유명 작가들이 제작한 LED 조형물을 마리나 베이 곳곳에 설치, LED 조명길을 조성함으로써 기존 빌딩 숲의 야경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LED조명을 이용한 도시경관의 획기적인 변화는 시드니에서 처음 시작됐다. 호주의 조명산업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조명의회(Lighting Council Australia), 조명 과학과 예술의 발전을 위한 단체인 IES가 `스마트 라이트(smart light) 사업을 통해 LED조명을 이용한 도시 경관의 변화를 지난해 처음 시도했다.
올해는 시드니에 이어 싱가포르 정부가 LED조명을 이용해 자국의 경제ㆍ관광 중심지인 마리나 베이를 특화하는데 나섰다.
스마트 라이트 시드니와 마리나 베이 아이라이트 페스티벌 행사를 총괄한 메리앤 키리아코 디렉터는 "사회, 디자인, 문화, 시민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시 경관 조명을 디자인함으로써 각 도시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시킬 수 있다"며 "도시 조명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넘어 낮과 전혀 다른 새로운 도시를 탄생시키는 능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야경 정비를 넘어 LED조명의 특성에 맞게 친환경성을 부각시킨 점도 눈에 띈다. 두유로 만든 잉크로 조형물을 제작하고 바이오 연료를 에너지로 사용했다. 시민들에게 폐식용유를 가져오면 LED조명으로 교환해주고 이를 연료로 활용하고 있다. 태양열을 이용해 가로등과 조형물 점등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기도 한다.
메리앤 키리아코 디렉터는 "싱가포르는 급격한 개발로 높은 빌딩이 많은데다 녹지가 적고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는 특징이 있어 도심 한가운데서도 휴식을 취하고 즐길 수 있는 야경을 도시 조명 디자인에 반영코자 했다"며 "화분, 꽃, 풀 등 자연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중심으로 도시 야경에 생기를 불어넣고 시민들이 조형물 제작에 참여하거나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는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로지에르 반 데르 하이드 필립스 조명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많은 도시가 세계화돼 있지만 고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점은 부족하다"며 "이번 아이라이트 페스티벌이 LED조명의 가치를 더욱 확산시키고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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