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 후발사 잇단 진출로 `춘추전국`… 대조적 경쟁구도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 경쟁 구도가 공공과 민수시장에서 판이하게 다른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 이후 공공시장에서는 3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민간 시장에서는 다양한 업체 진출로 `춘추전국 양상을 띨 전망이다.
9일 조달청 나라장터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공공 LED조명 시장에서 솔라루체ㆍ엘이디라이팅(구 에스케이라이팅)ㆍ파인테크닉스의 3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공공조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2위였던 솔라루체가 170억원의 매출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엘이디라이팅(124억원)과 파인테크닉스(82억원)가 각각 2ㆍ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그동안 축적한 공공부문 영업력과 인증 등의 경쟁력을 내세우며 대기업이 빠진 공공시장에서 3강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 세 업체의 매출 합계는 376억원으로 지금까지 발주 공공시장 규모가 약 1200억∼13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3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업체 수가 상당히 많은 상황에서 올린 성과라는 것과 지난 5월부터 대기업이 공공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뒤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시장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지만 영업력이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되는 특징이 있어 신규 업체가 개척하기 쉽지 않다"면서 "시장 진입을 위한 인증 획득에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신규업체로서는 부담이어서 기존 강자들이 향후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점점 3강 체제가 고착화되고 있는 공공시장과 달리 민간시장에서는 새로운 업체 등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기적합업종 선정으로 삼성전자ㆍLG전자ㆍ동부라이텍ㆍ포스코LED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국내 시장서 퇴출(공공)과 품목 제한(민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아예 해외 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은 국내외 시장을 모두 공략해 나가고 있다.
대진디엠피는 올 상반기 LED조명 분야에 1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프린터 부품 사업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신사업으로 시작한 LED조명은 이제 회사 전체 매출 중 3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진 상태다. 특히 국내 매출 94억원(해외 매출은 53억원) 중 80% 가량인 약 75억원을 민수시장에서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 일본에 500만달러 규모의 LED조명 수출을 달성하며 해외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 내에 국내 조달 시장 진입을 위한 인증 취득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공공시장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루멘스의 LED 조명 전문 계열사 엘이디라이텍은 올 상반기 일본 종합상사 카메이와 90억원 규모의 산업용 LED 조명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독일 폭스바겐 자동차 `골프 7세대에 장착될 LED 실내등 모듈 공급을 시작했다. 모 회사인 루멘스가 SK의 LED조명계열사인 SKC라이팅과 LED 조명 사업 협력에 나선 상황에서 최근에는 공공시장에서의 실적도 증가하면서 하반기 전방위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 헤파스도 자동차 부품업체 등을 중심으로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특정 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업체들도 등장하면서 향후 경쟁 구도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수시장은 아직 공공시장에 비해 규모도 작고 수익성도 낮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업체들이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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