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페이스리프트(Facelift)는 원래 주름살 제거 수술을 의미하는 단어로 성형외과에서 주로 쓰던 표현입니다. 나이 든 사람의 얼굴을 성형해 젊어 보이게 하는 이 시술이 자동차 업계로 넘어와서는 낡은 차를 신차처럼 보이게 하는 '부분변경'을 뜻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보통 페이스리프트라고 하면 그릴이나 범퍼, 헤드램프 등 전면부 얼굴에 변화를 준다거나 실내 소재를 바꾸는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풀체인지(완전변경) 수준으로 외관과 인테리어는 물론, 엔진을 비롯한 구동계를 바꾸는 등 과감한 변신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친환경과 IT가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실시간으로 이에 대한 맞춤형 옵션을 탑재하는 페이스리프트 차량도 등장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6월 국내 공식 출시한 BMW의 뉴 1시리즈는 변화의 폭을 크게 가져간 대표적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입니다.
BMW 뉴 1시리즈는 전·후면 외관 디자인에 역동성을 가미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라이트를 적용하고, 동급 최초로 주간주행등과 전조등, 방향지시등에 모두 LED를 기본 적용했습니다. 후미등은 전통적인 BMW 특유의 'L'자 형태로 바꿨고, 범퍼 하단부에는 날렵한 블랙 라인과 함께 블랙 크롬 컬러의 테일파이프로 스포티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여기에 최신 BMW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기술을 적용한 신형 4기통 디젤 엔진과 내부 효율성을 개선한 새로운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까지 장착하면서 신차 수준의 변신을 이뤄냈습니다.
아우디의 A6 페이스리프트 역시 페이스리프트라는 표현이 억울할 정도로 많은 변화를 준 모델입니다. 외관과 인테리어 모두에서 참신한 디자인의 변화를 줘 이전의 A6가 쉽사리 떠오르지 않을 정도입니다. LED 주간등을 전작에 비해 단순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로 바꾸고,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단단하게 가져갔습니다. 핵심은 엔진 성능의 향상입니다. 4종의 TDI 디젤 엔진과 3종의 TFSI 가솔린 엔진 등 전 모델의 엔진 성능을 최대 32마력 높였습니다.
토요타의 올 뉴 스마트 캠리도 지난 4월 뉴욕 오토쇼에서 처음 선을 보인 이래 어느 때보다 가장 과감한 변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캠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토요타는 범퍼에서 범퍼까지, 바닥에서 지붕까지, 2000개가 넘는 부품을 바꾸거나 재설계했습니다. 아발론과 동일한 패밀리 룩을 적용한 공격적인 범퍼와 그릴, LED 헤드램프의 변화는 '이 차가 과연 내가 알던 캠리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입니다.
8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감행한 피아트 친퀘첸토(500)는 최근 업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커넥티드 시스템을 탑재함으로써 가장 큰 변화를 줬습니다.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유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했습니다. 아울러 85마력을 내는 엔진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0g/㎞, 69마력 트림은 99g/㎞까지 줄이면서 친환경과 IT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자동차 업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처럼 대대적인 변화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이 급변화는 시장의 요구에 맞춰가기 위해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친환경차 개발 등에 대한 투자에 초점을 맞춰야 함에 따라 페이스리프트에까지 과도한 지출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동안에는 실내외 디자인의 변화가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첨단 편의사양의 탑재가 페이스리프트의 핵심 요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새로 출시한 차량을 보면서 무엇이 더 세련돼졌나를 보는 것이 즐거움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IT 기술이 미래 자동차에 탑재될 것인지 미리 보기를 하는 것이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노재웅기자 ripbird@
<출처:디지털타임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