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파이어 잉곳을 사용하는 발광다이오드(LED)의 가격·품질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반대급부로 질화갈륨(GaN), 질화갈륨온실리콘(GaN-On-Si),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차세대 소재 기반 LED의 시장 진입 시기는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인치 기준 사파이어 잉곳 가격은 지난해 초 5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최근 3.5∼4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50달러 수준이었던 4인치 제품 가격도 지난해 20달러를 기록한뒤 지금은 10∼12달러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공급 과잉으로 저가가 유지되는 반면 광 효율은 계속 높아져 이론상 최고치(200㏐/W)에 근접한 170∼180㏐/W의 LED 조명이 판매되고 있다.
사파이어 잉곳 LED의 시장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질화갈륨, 질화갈륨온실리콘, 실리콘카바이드 등 새로운 소재 기반 제품의 등장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연구개발(R&D)은 한창이지만 상용화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미국 크리가 선점한 실리콘카바이드 제품 시장에는 수년째 신규 진입 업체가 없다. 크리가 관련 특허를 독점해 기술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높은 광 효율 때문에 크리 제품이 주류를 이뤘던 특수 시장에서도 사파이어 잉곳 제품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LG이노텍이 포스코, SKC솔믹스 등과 국가과제로 개발에 착수했지만 상용화는 아직 멀었다. 지난해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해 기본 기술을 확보한 수준으로, 오는 2019년 과제가 완료돼야 상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질화갈륨온실리콘 제품은 삼성전자, LG이노텍 등이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파일럿 라인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최근 관련 장비 구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화갈륨 제품은 삼성코닝정밀소재 등이 개발하고 있다.
사파이어 잉곳 LED의 기술 발전 속도를 차세대 소재 제품이 당분간 따라갈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신제품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사파이어 잉곳 역시 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보여 시장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현동훈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시장이 원하는 것은 결국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며 “대체 소재가 실제 시장에 진입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